열 살의 카이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본 후 발레리노를 꿈꿨다. 9년이 지난 뒤 ‘최고의 춤꾼’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EXO의 카이로 무대에 섰다. 발레리노의 무대는 아니었지만, 그는 행복했다. 스물한 살의 카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클래식에 몸을 맡긴다. 카이의 선에 따라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늘만큼은 그도 춤추는 발레리노다.



카이, 춤에 반하다

어린 시절 발레를 배운 그는 얼마 전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본 뒤 다시 발레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셀러브리티>는 발레리노 이재우에게 카이와의 만남을 요청했고, 이재우는 흔쾌히 응했다. “발을 옆으로 뻗고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손을 위쪽으로 쭉 끌어 올려보세요.” 국립발레단의 이재우 수석 발레리노가 카이의 몸을 잡고 움직이며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발레리노 이재우의 동작을 따라 하는 카이의 몸짓이 예사롭지 않다. 두 사람은 촬영 하는 것도 잊은 채 땀을 흘리며 음악에 몸을 맡긴다. “오랜만에 하니 동작이 생각보다 힘들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발레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무척 기쁘다.” 이재우는 카이를 보며 “어릴 때 발레를 배웠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선이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계속 춤을 추었더라도 몸의 선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말을 이었다. 달리 최고 댄서라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발레를 배웠기 때 문에 다른 사람보다 춤에 대한 이해도 빠르고 느낌도 살릴 수 있는 것 같다. 발레와 재즈댄스를 하면서 춤의 기본기를 갖췄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안정된 춤을 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서 자신의 꿈을 찾고 행복해하는 빌리처럼 자신도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달려온 그다. 클래식에 맞춰 춤을 춰보기도 하고, EXO의 음악에 맞춰 발레를 해보기도 하는 카이와 이재우. 마치 예전부터 함께 춤을 춘 사람처럼 둘은 참 잘 어울렸다. ‘아름답다’는 단어가 오늘만큼은 이 두 남자만을 위한 말인 듯하다.

마이클 잭슨처럼

반나절이었지만 발레리노 이재우와의 만남은 카이에게 힐링의 시간이었다. “조만간 다시 만나서 발레와 춤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다. 누군가에게 내가 먼저 연락처를 묻는 것은 처음이다.(웃음)” 발레는 물론 재즈댄스와 힙합, 팝핀 등 춤이라면 장르에 상관없이 배우고 추는 그. 춤에 대해 이야기하는 카이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의 영원한 우상인 마이클 잭슨 콘서트가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늘어질 때까지 보고, 그 춤을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연습해서 마스터했다. 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모습을 본 아버지는 직접 발레 하는 동영상을 찍어 오디션의 기회를 만들어주었고, 꿈꾸던 무대에서 EXO의 카이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EXO-K가 군무처럼 각이 잡혀 있다면, EXO-M은 느낌으로 춤을 추는 편이라 EXO-K와 EXO-M이 한 무대에 서면 훨씬 멋진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 EXO 멤버들의 춤 스타일에 대해 묻자 돌아온 대답 역시 최고의 춤꾼답다. 세계적인 안무가들과의 작업을 통해 EXO의 멋진 퍼포먼스가 완성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EXO의 음악에 멋진 춤을 입히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그. 그날을 위해 카이는 오늘도 춤을 춘다. 춤에 장르를 가리지 않듯, 음악도 장르를 불문하고 들으며 그 음악에 맞는 춤을 연구한다. “빠른 템포의 댄스 음악에만 맞춰 춤을 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 발라드, 록, 포크, 클래식, 국악에 맞춰서도 멋진 춤을 출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이는 그런 점에서 나 또한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자신을 낮춰 말한다. 그리고 언젠가 마이클 잭슨처럼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훗날 나의 무대를 보면서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열정을 갖는 후배들이 생겼으면 한다. 내가 마이클 잭슨을 보면서 그랬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