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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촬영이 끝난 후, 다소곳이 앉은 디오는 작은 풀로 애벌레를 놀리는 데에 열중했다. “발이 이렇게 작아?” 스튜디오에 있던 아기 신발을 보더니 동그란 눈이 더 커진다. 이럴 땐 천생 아이 같지만 사실 디오는 ‘상남자’다. 단체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가운데 자리를 차지한 뒤 “자, 갑시다”라며 듬직하게 멤버들을 집중시킨 것처럼. 아이 같다가도 언제든 무심한 눈빛을 비추는 이 반전이야말로 디오의 진짜 매력이다.

디오. 1993년 1월 12일 태어났다. EXO-K에서 메인 보컬을 맡고 있다. 얼마 전 공개된 EXO 뮤직비디오 드라마 에피소드에서 루한 형에게 뻥 맞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건 감독님이 이미지에 맞게 정해주셨다. 근데 실제 이미지를 보신 건 아닐 거다. …아닌가? 정말 내가 그런 이미지일까? 다른 멤버들이 자꾸 나한테 장난을 친다. 이유는 모르겠다. 따로 위엄을 보일 방법은 없으니 그냥 평소처럼 멤버들을 대해야 할 것 같다. 가끔 애교를 보여드려야 할 때가 있는데 애교는 정말 힘들다. 다른 멤버들보다 내가 구운 고기가 더 맛있어서 고기 굽기 담당이 됐다. 특별한 노하우는 없지만 굽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이라는 게 생긴다. 아, KBS <해피 투게더 3> 야간 매점에 나가면 재밌을 것 같긴 하지만 아직 보여드릴 레시피는 없다. 요리를 잘한다고 알려진 건 오해고, 하는 걸 재밌어할 뿐이다. 인터뷰할 때 멤버들이 엄마같이 잘 챙겨준다고 해서 그런 이미지로 굳혀졌지만. (Q. 멤버들이 자주 해달라고 몰아간 건 아닐까?) 하지만 해달라고 하는 건 내가 안 해준다.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그때 같이 먹는 거다. 찬열이가 치는 기타에 맞춰 노래하는 거, 정말 좋아한다. 연습생 때부터 같이 연습을 해서 그런지 감이 잘 맞는다. 내가 박자를 다르게 부르면 찬열이가 알아서 따라와 주고 찬열이가 바꾸면 내가 또 맞춘다. (찬열: 나중에 데뷔하면 보여주자고 연습했던 게 15곡 정도일 거다.) 맞아. KBS 2FM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에서 부른 ‘Nothin’ On You’도 그중 하나였다. R&B 음악은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와서 굉장히 좋아한다. 나중에 콘서트 하면 개인 무대에서 스탠드 마이크 하나 놓고 목소리로만 흑인 음악을 제대로 들려주고 싶다. 크리스 브라운이나 저스틴 비버를 좋아해서 평소에 두 가수의 노래를 많이 듣는다.‘우월한 오케스트라’의 트라우마는 사실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다. 특별한 방법을 찾진 못했지만 일단 경험을 많이 쌓아서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할 것 같다.
 




“아! 얼마 전에 엄청 울면서 본 현대무용 있었는데!” 카이의 목소리가 커진다. 좋아하는 춤 이야기에 신이 난 모습은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카이보다 그 나이 또래다운 김종인에 더 가깝다. 진지하게 포즈를 잡다가도 디오가 옆에서 비눗방울을 만들어주자 바로 눈이 휘어질 듯 웃음을 터트릴 때는 더더욱 그렇다. 디오가 갖고 노는 아기 신발을 엄지발가락에 넣는 장난기까지, 카이와 김종인의 간극은 쉽게 볼 수 없어 더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카이. 1994년 1월 14일에 태어났다. 어릴 때 발레를 배웠다. 요즘 Mnet <댄싱9>을 보면서 지금까지 발레를 계속했다면 뭘 했을까 생각해봤다. 아마 해외에서 연습하면서 ‘올인’했겠지? 춤, 노래 말고 더 잘하고 싶은 게 없으니까. 만약 지금 발레리노가 된다면 사랑하는 여자를 포기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작품을 만들어서 그 마음을 몸으로 표현해보고 싶다. 무대에 관해선 완벽주의라 실수하면 자책을 많이 한다. 집에서 혼자 ‘악! 내가 왜 거기서 틀렸지’ 이렇게. R&B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 유닛이나 솔로 기회가 있다면 비트가 강하면서도 잔잔한 음악에 맞춰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다. 마이클 잭슨, 어셔, 크리스 브라운이 무대에서 정말 섹시한 남자 같다. 어셔 콘서트를 갔을 때 정말, 우와! 진짜 어떻게 저렇게 하지?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고 있더라. (웃음) 별거 아닌 제스처로도 여심을 홀리는 것 같았다. 멤버들이 얼마 전 <주간 아이돌>에서 을 췄다. 일단 수호 형은 조금만 더 연습하면 굉장히 잘 출 것 같고 첸 형은 ‘펑키펑키 첸’이란 별명에 맞게 특유의 리듬감과 펑키 느낌을 잘 보여줬다. 나중에 락킹을 해도 잘할 것 같다. 아, <주간 아이돌>에서 세훈이에게 엉덩이를 맞았는데 기분 나빴던 건 아니고, 놀란 이유는 따로 있다. 보통 엉덩이 찰 때 발등으로 차지 않나. 근데 세훈이가 세워서 찼다. 그래서… 엉덩이 사이로 들어갔다. 하하하. 근데 내가 또 세훈이 엉덩이를 차지 않았나. 남의 엉덩이를 언제 또 그렇게 찰까 해서 장난스럽게 때렸는데 생각보다 너무 세게 때려서 당황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EPL 경기를 계속 챙겨보다가 첼시 팬이 됐다. 이번 시즌에는 아마 첼시가 1위 아니면 2위 정도 하지 않을까? 그래서 엑소 플래닛으로 지구인들이 이주할 수 있다면 발레리노나 축구선수를 해보고 싶다. 나를 동물로 비유하자면 재규어다. 일단 피부가 검으니까. 그리고 재규어는 평소에 느릿느릿하지만 사냥할 때는 180도 달라지지 않나. 평소에 여유롭다가도 춤출 때만큼은 누구보다 집중하는 점이 나와 닮은 것 같다.